스탠리 파크는 밴쿠버 도심에 자리한 거대한 공원으로 400만 제곱미터라는 방대한 면적을 자랑한다. Photo by Adrian Yu on Unsplash
캐나다 서부의 보석이라 불리는 도시, 밴쿠버(Vancouver)는 드넓은 태평양과 웅장한 설산, 그리고 현대적인 도심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라이더들의 천국이다. 밴쿠버의 도심과 자연을 누비기 위해 바이크 렌탈의 성지부터 도심 속 거대한 원시림, 그리고 예술과 미식이 살아 숨 쉬는 다운타운의 섬까지, 밴쿠버의 매력 속으로 함께 달려본다.
밴쿠버 이글라이더 –라이딩의 출발점
밴쿠버 투어라이딩의 첫 시작은 북미 최대의 바이크 렌탈 및 투어 전문 회사인 '밴쿠버 이글라이더스'에서 시작된다. 할리데이비슨을 사랑하는 라이더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대여점이 아닌, 가슴 뛰는 모험의 출발지와 같은 곳이다.
밴쿠버의 할리데이비슨 렌탈샵인 이글라이더 매장 앞 주차장에는 당장이라도 대지를 박차고 나갈 듯한 할리데이비슨 투어러의 여러 가지 모델들이 위용을 자랑하며 도란도란 줄지어 서 있었다. 바이크들을 보는 순간 본격적인 드라이빙을 앞둔 바이크 라이더의 설렘이 매장 가득 감돌았다. 감각적이고 전문적인 내부 공간에는 라이더들의 오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고풍스러우면서도 깔끔한 원목 바닥 위로 최신형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들이 대여를 기다리고 있고, 벽면에는 이글라이더스의 대형 로고와 캐나다 국기가 세계 각국에서 방문한 라이더들을 환영하고 있었다. 한쪽에는 투어에 필요한 전문 라이딩 재킷, 티셔츠, 헬멧 등 고품질의 어패럴과 액세서리들이 정갈하게 진열되어 있어 투어 준비에 필요한 장비들도 완벽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바이크 외에도 눈길을 사로잡는 독특한 머신이 있었으니, 바로 삼륜 로드스터인 슬링샷(Sling shot)이었는데 이 독특한 머신은 한국에서도 이따금 볼 수 있는 캔암(Canam)트라이커와는 또 다른 개방감과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매력을 선사하는 밴쿠버 이글라이더의 숨은 별미이다.
렌탈가격은 이글라이더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하루, 일주일 단위로 가격이 차이가 있는데 HOG 멤버십이 있는 회원들을 별도의 3% 할인과 핸드폰 거치대 등 추가 혜택 등이 서비스된다. 참고로 렌탈비는 렌탈 기간에 따른 조건별 보험료가 별도로 계산되며 스포스터와 크루저, 투어링 모델별로 차이가 있고 금액은 캐나다 달러도 하루 약 200~300달러 정도이며 헬멧, 장갑, 핸드폰 충전기 등 개인장비는 별도로 추가되므로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도심 속의 거대한 원시림, 스탠리 파크
스탠리 파크 입구 아치 모습.
나는 바이크의 시동을 걸고 가장 먼저 밴쿠버 시민들의 영혼의 안식처이자, 도심 속의 거대 숲인 '스탠리 파크'로 향했다. 흔히들 미국 뉴욕에 '센트럴 파크'가 있다면, 캐나다 밴쿠버에는 '스탠리 파크'가 있다고 비유되곤 한다. 규모 면에도 스텐리파크는 약 120만 평의 면적으로 센트럴 파크의 100만 평을 훨씬 넘어서고 해안가와 반도지형의 원시림을 보존한 스텐리파크는 인공정원인 도심 한복판의 스텐리파크와 큰 차이가 있다. 순수한 원시 그대로의 자연미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그대로 보여주는데 간혹 우기 벼락 맞은 고목들이 통행로 주변에 쓰러져 있는 풍경들도 종 종 볼 수 있고 로스트 라쿤과 같은 너구리, 청설모와 다람쥐는 물론 해안가 쪽으로는 갈매기, 청둥오리와 북미 최대 규모의 큰 푸른 왜가리 등이 서식한다. 공원 입구에 서 있는 원주민(토템) 스타일의 거대한 목조 아치는 이곳이 오랜 시간 자연과 인간이 공존해 온 신성한 땅임을 암시하는데 아치 너머로 펼쳐진 다운타운의 고층 빌딩 숲과 푸른 바다의 대비는 가히 환상적이라 할 수 있다. 공원을 둘러싼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는 길은 사방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과 짙은 침엽수림의 피톤치드가 어우러져 라이딩의 피로를 단숨에 날려버린다. 도심 한복판에서 수백 년 된 거목들 사이를 가르고, 바다 건너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며 달리는 경험은 오직 밴쿠버 스탠리 파크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
문화와 미식, 낭만이 흐르는 그랜빌 아일랜드(Granville Island)
그랜빌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명소인 퍼블릭 마켓
곧바로 스텐리파크의 자연을 뒤로하고 바이크의 핸들을 돌려 다운타운과 사우스 밴쿠버를 잇는 거대한 철골 브릿지가 있는 그랜빌 아일랜드로 향했다. 다리 밑에 요새처럼 자리 잡은 '그랜빌 아일랜드'는 과거 낡은 공장 지대였던 곳을 젊은 예술가들과 상인들이 힘을 합쳐 문화 예술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킨 밴쿠버 최고의 명소이기도 하다. 밴쿠버 유명 미술가의 이름을 따서 세운 밴쿠버 유일의 미술대학인 에밀리카 예술대학이 있는 도심 속 섬인 곳이다.
섬 입구에 들어서면 이국적인 악기들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 버스커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바람을 타고 흐르는 음악 소리는 그랜빌 아일랜드 고유의 활기차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키는 데 부족함이 없다. 활력 넘치는 퍼블릭 마켓은 그랜빌 아일랜드의 대표적 명소로서 붉은색 양철 외벽이 인상적인 대형 전통 시장이다.
내부에는 신선한 해산물, 치즈, 과일은 물론 전 세계의 다양한 로컬 푸드가 가득하기로 유명한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듯 투어 중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맛본 치킨, 비프와 볶음밥을 믹스한 Gourmet Wok 메뉴는 나에게 든든한 에너지를 가득 채워주었다.
해안가 데크에서는 일명 호크맨이라는 아주 특별한 광경을 볼 수 있었는데 우리는 함께 환한 미소로 담소하면서 기념사진을 남기며 현지의 자연 및 동물과 깊이 교감하는 시간을 잠시 즐겼다.
고교 선 후배 동문들과의 오랜만의 만남
이번 밴쿠버 투어가 더욱 뜻깊고 따뜻했던 이유는 이국땅에서 재회한 소중한 인연들이 있었기 때문인데 저녁 시간에 찾아간 현지 한국식당에서 오랜만에 밴쿠버에 거주하고 있는 고교 동문 선 후배와 가슴 벅찬 재회가 이어졌다. 오랜만에 마주 앉은 선후배들은 막걸리와 맛깔스러운 순대를 안주 삼아 지나간 추억과 타향살이의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 그리운 이들과의 따뜻한 재회는 거친 할리데이비슨 투어 위에 촉촉한 우정과 재회의 소중한 기쁨을 나누기에 충분했다.